사설검증 그것이 알고싶다





보수 내 기싸움은 하루 만에 재연됐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유승민만 자꾸 모셔다가 꽃가마 태우려는 식으로는 제대로 된 통합이 안된다”며 새보수당을 향해 ‘적반하장’이란 말까지 풀어냈다. 우리공화당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제하고 보수우파는 갈 수 없다”고 반격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의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 건너자, 개혁보수로 가자, 새집 짓자)’을 토대로 거푸집부터 짜보려 한 혁통위가 첫 ‘탄핵의 강’부터 포연에 휩싸인 격이다. 이 싸움은 탄핵으로 쪼개진 정파들이 주도권·공천권을 다투는 전초전 성격도 짙다. 황교안 대표는 ‘3원칙’의 공개 서약을 요구한 새보수당을 향해 즉답 없이 10일 “뭉쳐서 총선 이기고 차분하게 시시비비 가리면 된다”고 비켜갔다. 보수통합을 서두르자는 수도권 세력과 반발하는 친박계 사이에서 특유의 ‘황세모(△)’표 행보에 들어간 꼴이다. 황 대표로서는 속수무책으로 밀린 패스트트랙 역풍이 커지자 다시 벌인 ‘통합 판’에 대해 원칙과 방향부터 답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수출은 3% 안팎 증가한 5600억달러로 전망했다. 근거가 세계경제 성장률·교역 규모가 개선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전망이다. 미·중도 관세인하 등 1단계 무역협상에 최근 합의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미·중 무역분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위터 한마디’에도 언제든 상황이 뒤바뀔 수 있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나아질 것이란 낙관론은 섣부르다.


중소기업이 위태롭다는 경고음이 울린 지 오래다. 중소기업의 현황은 통계청의 ‘2018년 기준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2% 감소한 반면 부채는 30.1%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부채증가율이 5.4%, 9.3%에 불과한 반면중기업(13.9%), 소기업(42.4%)은 월등히 높았다. 규모가 작을수록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빚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기업이 절반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해외 직접투자 규모가 국내투자보다 많은 상황에서 ISD의 전면 폐기는 불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빈부격차 해소 등을 위한 공공정책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당장 ISD 개선에 나서야 한다. 투자보장협정과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잘못된 내용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론스타 사례처럼 ‘페이퍼 컴퍼니’까지 제소가 가능토록 한 조항은 없애야 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유럽연합 등이 ISD를 대신할 기구로 추진 중인 상설투자법원 설립도 검토해야 한다. 막대한 소송비용 유출을 막기 위한 국제소송전문가 양성도 시급하다.


그러나 권 부장판사의 영장 기각사유가 조 전 장관의 유·무죄를 판단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영장심사는 구속 필요성을 따지는 심문이지, 유·무죄까지 판단하지 않는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유·무죄는 다시 시작될 1심 소송에서 드러날 것이다. 쟁점은 청와대 감찰 중단이 직권남용죄에 해당되는지다. 직권남용죄는 직권남용이 있어야 하고, 이런 행위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성립된다. 조 전 장관과 청와대 측은 “검찰에 수사 의뢰할지 등은 민정수석실의 고유권한”이며 “유 전 부시장과 관련해서는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본인이 조사를 거부해 확인된 비위 혐의를 소속 기관에 통보했다”고 주장해왔다. 직권의 남용도,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사실도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외압으로 비정상적인 감찰 무마 결정이 이뤄졌다면 직권남용이다”라는 입장이다.


관건은 ‘어떻게’이다. 권력기관마다 개혁 목표를 분명히 하고, 법적·제도적 보완 작업은 촘촘해져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열흘 전 정 총리에게 “정치적 메이저추천 중립성”을 강조하고,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한 것도 그 맥락일 게다. 당장 오는 7월 출범하는 공수처는 정치적 외풍으로부터의 중립성과 신뢰를 높이는 게 급선무다. 공수처장 추천에 야당 몫을 두고 청와대의 수사개입 방지 조항을 뒀지만, 권력 입김을 막는 후속작업은 많아질수록 좋다. 고위공직자 수사 정보를 인계받고, 판검사와 고위경찰은 기소할 수 있는 막강한 검찰 견제기구가 ‘또 하나의 공룡’이 되는 건 막아야 할 터다. 왜 ‘정권에 매력 없는’ 공수처를 주문하는 소리가 나오는지 곱씹을 때다. 정 총리가 후속조치 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을 여전히 검찰로 매김했다. 직접 수사부서를 줄여 민생 수사를 늘리고 민주적 통제를 높이되, ‘거악 척결’ 의지와 수사역량이 약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66년 만에 1차 수사 종결권을 다시 쥔 경찰은 자치경찰을 나눠 조직 과대화를 막고, 수사 역량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 2018년 공무원 범죄자 중 절반이 경찰이다. 낮은 인권·윤리 의식과 해이한 공직기강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검찰이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김기현 측근비리’ 경찰 수사에 대한 청와대 개입 의혹사건의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검찰수사관 ㄱ씨의 휴대전화와 메모 등을 확보했다. 이는 청와대 개입 의혹과 사망사건 수사를 위한 것일 터이다.


검찰 수사의 중심을 형사·공판부로 이동시키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검찰 직제개편의 핵심은 직접수사부서 13곳을 형사·공판부로 전환하는 것이다. 형사·공판부는 국민과 밀접한 민생사건을 처리하는 부서다. 그런데 검찰이 반부패범죄 등에 대한 직접수사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이들 부서는 질적·양적으로 홀대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로 인한 수사 및 재판지연 등에 따른 피해는 국민들이 감당해야 했다.


경위야 어찌 됐건 미국의 맹방인 일본이 미국과 대립 중인 이란 대통령을 초청해 정상회담을 연 것은 주목을 끌 수밖에 없다. 미·일동맹의 영향으로 일본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선입견을 무색하게 한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이란 간에 모종의 중재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채용비리는 기회 균등이라는 사회정의를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범죄다. 청년 등 취업준비생들이 겪을 고통은 크고, 불공정·불평등의 개선을 위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은 측량조차 어렵다. 이번 판결이 별생각 없이 행해지고 있는 채용청탁을 뿌리 뽑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올해 한국 1인당 국민소득(GNI)이 4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미 달러화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은 3만2000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민소득 3만3400달러 대비 4.2% 줄어든 것이다. 최근 들어 국민소득 감소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로 경기가 위축됐던 2015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 국민소득은 1995년 1만달러, 2007년에 2만달러를 넘어섰다. 2017년에는 3만달러를 돌파하며 선진국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받았다.


정의당은 지난 29일 “상식 밖의 임금불평등이 고착화한 사회에서는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도, 사회통합도 보장할 수 없다”며 “최고임금제를 도입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소득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겠다”고 최고임금제 도입 취지를 밝혔다. 아울러 외부인사로 구성된 국회의원보수산정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도 밝혔다.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는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0.8%) 이후 가장 낮았다. 이마저도 ‘선방’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국내외 대부분 경제연구소에서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4분기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 2%대 붕괴를 막은 것이다.


가뜩이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여권에선 검찰의 별건수사 가능성을 흘리면서 검찰책임을 거론하고 있다. 청와대도 ㄱ씨가 동료들과 나눈 통화내역을 공개하면서 검찰을 압박했다. 반면 ㄱ씨가 청와대 업무와 요구에 시달렸다는 보도도 나온다. 검찰의 압수수색도 서초 경찰서장이 현 정권과 친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자유한국당은 국정조사 카드를 꺼냈다. 조국사태에 이어 ㄱ씨 사망사건을 두고 또다시 국론이 분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일(6일) 본회의가 열리면 절차에 따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법안 2개, 유치원 3법,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신청이 걸려 있는 184개 민생법안까지 모두 상정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유치원 3법의 상정 뜻은 밝혔다. 그러나 민생법안보다 검찰개혁입법이 우선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당적만으로 투표결과를 예측한다면 여권의 희망대로 통과가 가능하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다. 필리버스터가 걸려 있는 만큼, 얼마나 상위 순번에 올릴지는 시간싸움이자 의지를 반영한다. 설 연휴가 임박하면 그동안 입법을 견인해 온 이른바 ‘4+1’ 협의체도 균열 조짐을 보일 수 있다. ‘사립유치원 표’를 의식한 의원들의 본회의 불참과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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